28-1. 신명기의 이름과 성격 — "두 번째 율법"인가 강해 설교인가
이름은 종종 선입견을 심습니다. "신명기(申命記)" — 한자로 "명령을 거듭 말한 기록" — 라는 이름과 그 뒤에 있는 헬라어 Δευτερονόμιον("두 번째 율법")은 이 책을 열기도 전에 하나의 인상을 줍니다. 이것은 시내산 율법의 반복판, 곧 법전이다.
그러나 이 책의 히브리어 이름은 전혀 다른 것을 말합니다. 신명기는 자신을 דְּבָרִים, "말씀들"이라 부릅니다. 이는 우연한 제목이 아닙니다. 신명기는 법전이기 이전에 연설입니다 — 모압 평지에서, 죽음을 며칠 앞둔 모세가 광야에서 태어난 새 세대를 향해 육성으로 전하는 세 편의 고별 설교입니다.
이 강의는 이름의 유래를 정확히 추적하고, 그로부터 신명기의 장르를 다시 규정합니다. 결론부터 말하면, 신명기는 **"두 번째 율법"이라기보다 "첫 번째 율법에 대한 강해 설교"**입니다.
What these 13 minutes give you
- 신명기의 히브리어 이름 דְּבָרִים과 헬라어 이름 Δευτερονόμιον이 각각 어디서 유래했는지 설명할 수 있다.
- 신명기 17:18의 מִשְׁנֵה הַתּוֹרָה("이 율법의 등사본")이 70인역에서 어떻게 번역되었고, 그 번역이 왜 확대 해석인지 논증할 수 있다.
- 신명기를 "법전"과 "설교"라는 두 장르 규정으로 각각 읽을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 비교할 수 있다.
- 신명기가 왜 "직접 화법으로 틀 지어진 세 편의 설교"로 구조화되어 있는지 설명할 수 있다.
이는 모세가 요단 저쪽 모압 땅에서 이스라엘 무리에게 선포한 말씀이니라
신명기 1:1
그가 왕위에 오르거든 이 율법서의 등사본(מִשְׁנֵה הַתּוֹרָה) 한 부를 레위 사람 제사장 앞에서 책에 기록하여
신명기 17:18
모세가 이 율법의 말씀을 다 이스라엘 온 무리에게 말하여 이르되
신명기 32:45
모세가 요단 동쪽 모압 땅에서 이스라엘 자손에게 설명하기 시작하였더라
신명기 1:5
이름의 두 갈래 — 데바림과 듀테로노미온
성경의 각 권은 흔히 첫 단어(들)에서 히브리어 이름을 얻습니다. 신명기도 예외가 아닙니다.
히브리어 이름: (데바림)
신명기 1:1의 첫 단어는 "אֵלֶּה הַדְּבָרִים"(엘레 하드바림), "이는 …의 말씀들이니라"입니다. 유대 전통은 이 책을 그냥 데바림, "말씀들"이라 부릅니다. 랍비 문헌은 종종 이를 확장하여 미쉬네 토라( ), 즉 "의 반복"이라 부르기도 했지만, 성경 본문이 스스로 붙인 이름은 어디까지나 "말씀들"입니다.
이 이름 자체가 이미 하나의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. 이 책의 정체성은 법조문의 나열이 아니라 발화된 말씀, 곧 연설이라는 것입니다.
헬라어 이름: Δευτερονόμιον (듀테로노미온)
"두 번째 율법"이라는 뜻의 이 이름은 신명기 17:18에서 유래합니다. 이 구절은 이스라엘의 미래 왕에게 규정을 두는데, 히브리어 본문은 이렇게 말합니다.
"그가 왕위에 오르거든 이 율법서의 등사본(מִשְׁנֵה הַתּוֹרָה, 미쉬네 하토라) 한 부를 레위 사람 앞에서 책에 기록하여 자기 옆에 두고…" (신 17:18)
히브리어 מִשְׁנֶה(미쉬네)는 "반복" 또는 "사본, 등사본"을 뜻합니다. 문맥상 이는 명백히 이미 존재하는 율법서를 필사한 사본을 가리킵니다 — 왕이 곁에 두고 평생 읽을 개인용 복사본입니다. "두 번째 율법"이라는 새로운 법전을 만들라는 뜻이 전혀 아닙니다.
그런데 (LXX) 번역자들은 이 구절을 τὸ δευτερονόμιον τοῦτο, "이 둘째 율법"으로 옮겼습니다. 히브리어 "미쉬네"(사본/반복)를 헬라어 "듀테로스"(둘째, 두 번째)의 어근으로 풀이한 것입니다 — 문법적으로 무리는 아니지만, 문맥이 요구하는 "사본"이라는 의미보다 "두 번째 것"이라는 의미를 앞세운 번역입니다. 이 헬라어 제목이 이후 라틴어 불가타의 Deuteronomium을 거쳐 오늘날 대부분의 언어에서 이 책의 표준 이름이 되었습니다.
이것이 왜 문제인가
이 번역상의 확대 해석은 단순한 어휘 선택 이상의 결과를 낳았습니다. "두 번째 율법"이라는 이름은 독자에게 이 책을 열기도 전에 다음과 같은 기대를 심습니다.
- 신명기는 출애굽기
레위기민수기의 율법을 다시 한번 반복해 놓은 것이다. - 신명기의 핵심 기능은 **법전(法典)**이다.
- 신명기를 읽는 목적은 규정을 확인하는 것이다.
이 기대들은 신명기의 실제 문학적 형태와 잘 맞지 않습니다. 다음 절에서 이를 살펴봅니다.
신명기의 실제 형태 — 세 편의 설교
신명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화법으로 틀 지어져 있습니다. 이는 우연이 아니라 이 책의 근본 형식입니다.
| 구간 | 화법 표지 | 내용 |
|---|---|---|
| 1:1-5 | "모세가 … 선포한 말씀이니라" | 서술자의 도입 — 이제부터 모세의 육성이 시작됨을 알림 |
| 1:6~4:40 | "께서 우리에게 이르시기를…" (모세의 1인칭 회고) | 첫째 설교 — 역사의 회고와 그로부터 나오는 권면 |
| 5:1~26:19 | "이스라엘아 들으라…" | 둘째 설교 — 십계명 재진술과 법전 |
| 27:1~30:20 | "오늘 내가 네게 명하는…" | 셋째 설교 — 축복과 저주, 갱신 |
| 31~34장 | 서술자의 목소리로 복귀 | 결론적 사건들 — , 노래, 축복, 죽음 |
법조문(5~26장)조차 "이스라엘아 들으라"(6:4), "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명하신 대로"(5:32) 같은 2인칭 청중을 향한 직접 호소 속에 담겨 있습니다. 이는 시내산에서 하나님이 모세에게 주신 규정들을 법전 형식 그대로 재수록한 것이 아니라, 그 규정들을 새 세대를 향해 강해하고 설교한 것입니다.
구체적으로 비교해 봅시다.
| 출애굽기 20~23장(언약법전) | 신명기 5~26장 | |
|---|---|---|
| 화자 표지 | "하나님이 이 모든 말씀으로 말씀하여 이르시되"(출 20:1) — 하나님의 직접 발화 | "모세가 온 이스라엘을 불러 그들에게 이르되"(신 5:1) — 모세의 설교적 재진술 |
| 문체 | 법조문 형식(각 조항이 독립적) | 권면·이유 설명·수사적 반복이 풍부 |
| 동기 부여 | 대체로 명령형만 제시 | "때문에"(כִּי), "그리하면"(לְמַעַן) 등 근거·목적절이 반복됨 |
| 청중 관계 | 시내산의 첫 세대 | 광야에서 태어난 새 세대, 요단을 건너기 직전 |
예를 들어 신명기 5장의 십계명은 출애굽기 20장과 거의 동일한 본문이지만, 안식일 계명의 근거가 다릅니다. 출애굽기 20:11은 를 근거로 들지만("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"), 신명기 5:15는 출애굽을 근거로 듭니다("너는 애굽 땅에서 종이 되었던 것과 … 여호와가 너를 거기서 인도하여 내었음을 기억하라"). 이는 오류나 모순이 아니라, 설교자가 청중의 상황에 맞추어 같은 계명을 다른 각도에서 강해하는 전형적 방식입니다.
장르 규정이 바꾸는 것 — 법전으로 읽기 vs 설교로 읽기
신명기를 무엇으로 규정하느냐는 해석 전체를 좌우합니다.
| "두 번째 율법"(법전)으로 읽을 때 | "모세의 강해 설교"로 읽을 때 | |
|---|---|---|
| 반복의 의미 | 자료 간 모순 또는 후대의 재법전화 | 청중과 상황에 맞춘 목회적 재적용 |
| 권면구(כִּי, לְמַעַן)의 기능 | 부차적 장식 | 설교의 핵심 — 명령의 근거와 동기 |
| "오늘"(הַיּוֹם)의 반복(70여 회) | 문체적 습관 | 매 순간 청중을 결단 앞에 세우는 설교적 현재화 |
| 독자에게 요구하는 것 | 규정 암기 | 마음의 순종(신 6:5, "네 마음을 다하고…") |
본 과정의 입장은 후자입니다. 신명기는 시내산 율법을 대체하거나 단순 반복하는 "제2의 법전"이 아니라, 시내산 율법에 대한 모세 자신의 권위 있는 강해 설교입니다. 법조문(5~26장)은 이 설교의 한 부분일 뿐이며, 그 조문들조차 법률 문서가 아니라 설교의 문체 안에 담겨 있습니다. 히브리어 이름 "데바림"(말씀들)이 정확히 이것을 가리킵니다.
이 규정은 다음 강의(28-2)에서 다룰 조약 구조와도 정확히 들어맞습니다. 고대 종주권 조약 역시 법조문 나열이 아니라, 종주가 봉신에게 말로 선포하는 문서였습니다 — 신명기의 설교적 성격과 조약적 구조는 상충하지 않고 오히려 서로를 강화합니다.
4-1. 이름의 유래 비교
히브리어 דְּבָרִים (데바림) ── 신 1:1 첫 단어 ── "말씀들"
│
▼
이 책의 정체성 = 발화된 연설
헬라어(LXX) Δευτερονόμιον ── 신 17:18 "מִשְׁנֵה הַתּוֹרָה"(등사본)의 확대 번역
│
▼
"두 번째 율법" ── 원문맥은 "율법서의 사본"이었을 뿐
4-2. 신명기의 세 설교 구조
| 설교 | 본문 범위 | 성격 | 핵심 동사/표지 |
|---|---|---|---|
| 첫째 설교 | 1:6~4:40 | 역사 회고 + 권면 | "기억하라"() |
| 둘째 설교 | 5:1~26:19 | 십계명 재진술 + 법전 | "들으라"() |
| 셋째 설교 | 27:1~30:20 | 언약 갱신 + 축복/저주 | "오늘"(הַיּוֹם) |
4-3. 히브리어 어휘 박스
| 히브리어 | 음역 | 의미 | 위치 |
|---|---|---|---|
| (복수 דְּבָרִים) | 다바르 (데바림) | 말씀, 일, 사건 | 신 1:1 |
| מִשְׁנֶה | 미쉬네 | 사본, 반복, 등사본 | 신 17:18 |
| שְׁמַע | 쉐마 | 들으라 (명령형) | 신 5:1, 6:4 |
| הַיּוֹם | 하욤 | 오늘 | 신 4:8, 26:16 등 70여 회 |
4-4. 출애굽기와 신명기의 십계명 비교(안식일 계명)
출 20:11 근거절 ──► 창조 ("엿새 동안에 여호와께서 만드셨음이라")
신 5:15 근거절 ──► 출애굽 ("네가 애굽 땅에서 종이었음을 기억하라")
⇒ 같은 계명, 다른 근거 제시 = 설교자의 목회적 강해
(모순이 아니라 재적용)
In short
- 신명기의 **히브리어 이름 데바림(דְּבָרִים, "말씀들")**은 신 1:1의 첫 단어에서 왔으며, 이 책의 본질이 발화된 연설임을 알린다.
- **헬라어 이름 듀테로노미온("두 번째 율법")**은 신 17:18의 "미쉬네 하토라"(율법서의 등사본)를 70인역이 "둘째 율법"으로 확대 번역한 데서 유래했다. 원문맥은 왕이 소지할 사본을 가리킬 뿐, 새 법전 제정을 뜻하지 않는다.
- 신명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화법으로 틀 지어진 세 편의 설교(1:6
4:40, 5:126:19, 27:130:20)이며, 법조문(526장)조차 법률 문서가 아니라 설교의 문체 속에 담겨 있다. - 출애굽기 언약법전과 신명기 법전을 비교하면, 신명기는 동일한 계명을 새 세대의 상황에 맞추어 강해·재적용한다(예: 안식일 계명의 근거가 창조에서 출애굽으로 이동).
- 본 과정의 입장: 신명기는 "두 번째 율법"이라기보다 **"첫 번째 율법에 대한 모세의 권위 있는 강해 설교"**로 읽는 것이 그 문학적 형태에 더 정확하다.
다음 강의: 28-2 히타이트 종주권 조약과 신명기의 구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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Reflection and discussion
- "데바림"(말씀들)과 "듀테로노미온"(두 번째 율법)이라는 두 이름 중, 어느 쪽이 이 책을 열기 전 우리의 기대를 더 정확히 형성하는가?
- 신명기 17:18의 "미쉬네 하토라"를 "사본"으로 읽는 것과 "두 번째 것"으로 읽는 것이, 신명기 전체의 성격 이해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가?
- 안식일 계명의 근거가 창조(출 20:11)에서 출애굽(신 5:15)으로 바뀐 것을, "설교자의 재적용"이 아니라 "자료의 모순"으로 읽는 사람에게 어떻게 답하겠는가?
- 신명기를 "법전"이 아니라 "설교"로 읽을 때, 오늘 우리가 신명기를 설교하거나 가르치는 방식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?
- "오늘"(הַיּוֹם)이라는 단어가 신명기에 70여 회 반복된다는 사실은,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어떤 실존적 요구를 하는가?